----

연대기 퀘스트: 에오르제아의 신화

마카나래 2022. 11. 9. 22:15

 

열두 신 신앙 조사

학자인 듯한 여성: 어머, 무슨 용건이니?

누굴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그때까지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데……

 

???: 미안, 오래 기다렸어?

마저리: 어머, 성도산 사원을 안내해주셨던 모험가님이시잖아요!

혹시 당신도 몽크 연구를 하러 오신 거예요?

마저리: 여기 제 친구도 연구를 돕고 있어요.

우후후, 관심사가 같은 사람이 많아서 기쁘네요!

마저리: 네에?

파괴신 신앙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다고요!?

어머, 그런 중요한 얘기는 더 빨리 해주셨어야죠!

마저리: 성도교의 경전 '파괴론'의 사본이에요!

다르겔트 씨라는 몽크분이 발견한 건데요.

불에 타지 않은, 얼마 안 되는 자료 중 하나라고 해요!

마저리: 친구 것까지 사본을 만들었는데, 필요 없다지 뭐예요.

그러니까 괜찮으시다면 드릴게요!

 

학자인 듯한 여성: 난 네 연구를 돕고 있을 뿐이잖아…….

성도교인지 몽크인지 모르겠지만,

너무 연구에 몰입한 나머지 위험한 짓만은 하지 말아줘.

 

마저리: 자신을 단련시켜 위험에 맞서는 것.

그게 바로 랄거 성도교의 승려나 몽크들의 강인함이란 말이죠!

아아아……! 몽크는…… 너무 멋져!

마저리: 그럼 저희는 조사하러 가볼게요!

모험가님도 또 어딘가에서 뵙도록 해요!

 

***

 

그라하 티아: (모험가), 그쪽은 뭔가 수확이 있었어?

그라하 티아: 랄거 성도교의 연구자에게 받은 오래된 경전의 사본……!?

훑어볼 테니 잠시만 기다려 줄래?

 

*

 

그라하 티아: 아아, 그래……. 바로 이 랄거 상 건립의 역사에 대해 기록되어 있어.

전승을 글로 남긴 것 같은 느낌에 가깝지만…….

그라하 티아: 제6재해, 에오르제아의 각지에서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,

혜성의 인도로 기라바니아 고지로 도망쳐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어.

그라하 티아: 그들은 그 뒤로 파괴와 혜성을 관장하는 신, 랄거를 특별히 더 신봉하게 되었다고 해.

여기까지는 나도 알고 있는 일화인데……

그라하 티아: 이 경전에 따르면 혜성의 인도를 받은 사람들 중에 랄거의 모습을 봤다고 증언한 자가 있었대.

그라하 티아: 그렇게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온 모습을

성도교의 승려와 신도들이 몇백 년에 걸쳐 조각한 거라고…….

그라하 티아: 이 '랄거의 모습을 봤다'라는 부분이 마음에 걸려.

옴팔로스에 나타났던 랄거와 이 석상……

역시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.

그라하 티아: 옴팔로스에 나타났던 랄거가 그냥 야만신이라면

차라리 이야기가 간단해.

그라하 티아: 먼저 사람들이 신앙에 기반해 상상 속의 랄거 석상을 만드는 거지.

그것이 공통 인식이 되어 야만신도 닮은 모습으로 소환되는…… 거야.

그라하 티아: 하지만 신들의 말이 진실이고 그들이 야만신이 아니라면……

적어도 석상이 만들어진 제6재해 시대에는

사람들이 저 모습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이 돼.

그라하 티아: 열두 신 신앙의 역사를 생각하면

제3성력 이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도…….

 

데릭: 초코보가 먼저냐, 알이 먼저냐……로군.

신들이 먼저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자가 신앙심을 가진 건지,

사람들의 신앙이 신들의 모습을 만들어낸 건지…….

 

랄거의 목소리: 그 대답은 이미 나와 있느니라. 우리는 태초부터 우리였다.

 

*

 

랄거의 목소리로 말하는 새: 인간이 에오르제아라 부르는 땅에는 신의 영역이 곳곳에 존재한다.

그리고 이 부근에는 얼마 전 너희들이 들어왔던 신의 영역이 있지.

그곳에서 우리의 모습을 봤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느니라.

 

그라하 티아: 혹시…… 아까 그 신들인가……!?

 

제작신 비레고: 그렇습니다, 스프리건 모습을 하고 있는 제가 비레고,

그리고 이쪽에 있는 매가 랄거 스승님이십니다.

성격 급한 스승님 대신 제가 보충 설명을 드리죠.

제작신 비레고: 저희는 이렇게 대상에 빙의해 세상을 보기도 합니다.

반대로 말하자면, 신의 영역 밖에서는 본래의 모습을 인간에게

보이면 안 된다는 것이 저희들의 절대 규칙이죠.

제작신 비레고: 하지만 저희 신의 영역은 환영으로 둘러싸여 있다가도

주변의 환경 에테르가 흔들리면 균열이 생겨 버립니다.

 

파괴신 랄거: 음, 그런 순간에 운 좋게 재주 있는 인간이 뚫어지게 응시하면……

예기치 않게 우리를 인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니라.

 

그라하 티아: 그래, 재해 때는 세계적 규모로 속성의 힘에 불균형이 생기잖아!

그 말은 곧 신의 영역을 볼 수 있는 조건이 가장 충족되는 시기라는 뜻이군……!

 

파괴신 랄거: 우리가 언제 인간에게 모습을 보였는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,

그리 생각해도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.

파괴신 랄거: 이제 돌아가자, 비레고!

거짓말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알려주는 내용으론 충분하지 않느냐!

 

제작신 비레고: 네, 저희가 알려드릴 수 있는 건 이 정도입니다.

그럼, 인간이여, 안녕히.

 

그라하 티아: 뭐랄까……

목적도, 정체도 확실하진 않지만 사람 좋아보이는 녀석들 같네.

그라하 티아: 비레고와 랄거가 말했듯이

그들을 목격한 자들의 증언이 신앙으로 이어진 것이라면……

한 가지 납득 가는 부분이 있어.

그라하 티아: 네가 신의 영역에 가 있는 동안 급하게 조사했는데

파괴신 랄거는 비교 신화학적으로

실프족의 뇌신 라무와 공통점이 많다고 해.

그라하 티아: 신의 영역에서 목격한 랄거가 원조라고 한다면,

인간이 신봉하고 있던 파괴신 랄거와

실프가 신봉하는 뇌신 라무.

그라하 티아: 랄거를 목격한 실프족이 문화적 차이 때문에

라무와는 다른 신이라 생각해서 신봉하게 되었다면

유사성이 설명되지 않겠어?

 

데릭: 결국 애초에 에오르제아 신앙의 기원에

신의 영역의…… 원조 신들이 있었다는 것을

뒷받침하게 되는 셈인가.

 

그라하 티아: 그래,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

그런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존재가 언제 어떻게……

그라하 티아: 아, 그래, 쿠루루. 무슨 일 있어?

그라하 티아: …………앗, 그 사람이!?

그래………… 내가 데리러 갈게.

그라하 티아: 쿠루루가 아는 신화학자에게 조사 협력을 요청했는데

그 사람이 도와주겠다고 했대.

그라하 티아: 그래서 난……

미리 '뭘' 좀 준비해서

그녀를 카른의 무너진 사원까지 데리러 가야 해.

그라하 티아: 마침 다날란 지방은 상업의 신 날달 신앙이 두터워.

울다하 조사를 두 사람에게 맡겨도 될까?

 

데릭: 어, 그래…….

그라하 티아: 두 사람의 조사가 끝날 무렵에는 나도 울다하에서 합류할 수 있을 거야!

미안하지만, 잘 부탁해!

 

데릭: 우리 둘이서만 울다하에서 조사하라니.

데릭: 부탁을 받았으니 어쩔 수 없지만……. 이를 어쩌지…….

 

 

 

탕험가의 솔직한 모습

데릭: 현지 조사 이야기를 먼저 꺼낸 그라하 티아가

제일 먼저 사라질 줄이야.

데릭: 누군가와 단둘이 행동하는 건 딱 질색이지만……

부탁을 받았으니 어쩔 수 없지.

울다하에서 상업의 신 날달을 조사하는 수밖에.

데릭: 하아…….

그럼 갈까?

데릭: 그래. 밀바네스 예배당은 보수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 없을 테니까

날 회랑의 '아르자네스 납골당'에 가볼까?

데릭: 현지에서 합류해도 되지?

그럼 거기서 보자.

 

***

 

데릭: (모험가). 왔군.

데릭: 이곳에 모셔져 있는 것은 날달 중에 달 신이군…….

저승을 주관하며 내세의 복을 가져다준다고 하지.

데릭: 반면, 날 신은 이승을 주관하며

현세의 복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부자들에게 인기가 많아.

데릭: 지명에 이름이 쓰이기도 하고 교단도 있는 데다

멋들어진 성당까지 있고…….

데릭: 교역도시라는 인상이 강하지만,

울다하 사람들은 굉장히 신앙심이 깊단 말이지.

상인이라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지만.

데릭: 그나저나 날달은 참 신비한 신이야.

데릭: 원래는 하나의 신이지만, 이렇게 쌍둥이 신으로 섬기는 경우도 많아.

데릭: 신의 영역에서 만났을 때의 모습은 쌍둥이라기보다는

하나의 몸에 두 개의 인격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……

 

날달 교단 사제: 날달 신을 만났다고요……?

 

데릭: 외모는 좀 다를지 몰라도,

사람들이 신봉하는 날달 신과 우리가 신의 영역에서 싸운 그 날달은

비슷한 특성이 있는 것 같아.

데릭: 아, 미안! 여기서 말할 화제는 아니었던 것 같군. 다른 곳으로 가자……!

 

*

 

데릭: 으으…… 방금 한 실수는

다른 사람들에겐 비밀로 해줘.

앞으로는 조심할게.

데릭: 그래서 아까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……  외적인 부분뿐 아니라

성격적인 특성도 사람들이 믿는 신과 유사한 점이 있다는 얘기야.

이 사실을 그라하 티아에게 말하면 되겠지?

데릭: 그럼 이제부터는…….

그가 말했던 신화학자를 찾으러 가지 않겠어?

데릭: 뭔가를 준비해서 카른의 무너진 사원으로 데리러 간다고 했잖아.

지금 뒤쫓아가면 늦지 않게 도착할 것 같은데?

데릭: 생각해 봐, 우리가 같이 거리를 산책할 만한 사이도 아니고,

그쪽으로 가면 그라하 티아와도 만날 수 있을 거 아냐.

어때, 나쁘지 않은 제안이지?

데릭: 그럼 남부 다날란의 '카른의 무너진 사원'으로 가자.

'그녀'라고 칭했으니 '신화학자로 보이는 여성'을 찾아보자.

 

***

 

데릭: 이봐, 괜찮나?

 

신화학자로 보이는 여성: 으, 으음………….

 

데릭: 앗, (모험가), 다행이다.

이 사람, 복장을 보니 학자 같은데 보다시피 쓰러져 있어.

외상은 없는 것 같은데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 않아.

 

신화학자로 보이는 여성: 무, 물…………

먹을 것………… 아직 가방에…… 있을………….

데릭: 아, 그렇구나

. 이 사람, 뭘 찾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건 너한테 부탁해도 될까?

난 위험하진 않을지 이 사람을 지켜보고 있을게.

 

신화학자로 보이는 여성: 물…… 가방……

휙하고 던졌…… 어디더라…….

 

데릭: 이 사람의 가방을 찾아서 물과 먹을 것을 가져다줘.

근처에 있는지, 계속 잠꼬대처럼 중얼거리고 있어.

 

*

 

가방 안에는 물이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은 물통이 들어 있다.

하지만, 먹을 것은 보이지 않는다.

일단 '가벼운 물통'만이라도

신화학자로 보이는 여성에게 가져다주자.

 

*

 

신화학자로 보이는 여성: 목말라……. 배고파………….

신화학자로 보이는 여성: 으아아……. 부족해…….

 

데릭: 내 가방에는 있는 것이라곤 육포 정도인데……

 

넌 이 사람에게 줄 만한 음식 같은 거 없어?

웬만하면…… 신선하고 먹을 만한 걸로.

 

그라하 티아: (모험가), 데릭!?

둘 다 왜 여기에……

그라하 티아: 아니, 내가 찾는 사람도 여기 있잖아!

기다려, 내가 '그것'을 가져왔어……!

그라하 티아: 자, 스뇌가임 씨!!

현인빵과 달달한 카페오레야!

체하지 않게 꼭꼭 씹고 천천히 마셔…………

 

스뇌가임: 우와아아아! 이제야 살 것 같네!

달콤한 음료수와 함께 삼킨 현인빵의 영양소가

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지는 것이 느껴져!!

스뇌가임: 어디의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……

제 원동력이 현인빵과 카페오레라는 걸

용케 아셨군요……

스뇌가임: 어머, 라하, 여긴 어쩐 일이죠?

벨라흐디아의 태양신 신앙에 관한 연구를 위해

현장 조사 중이라는 이야기를, 제가 한 적이 있던가요?

 

그라하 티아: 쿠루루에게 이야기는 들었지?

우리 발데시온 위원회가 진행 중인 에오르제아 열두 신 조사에

당신의 지식이 필요해.

그라하 티아: 이쪽은 신화학자 스뇌가임 씨.

샬레이안 출신이 다 그렇듯 식사를 거르기 일쑤지만,

연구에는 열과 성을 다하는, 위원회의 협력자야.

그라하 티아: (모험가), 데릭. 두 사람이 신의 영역에서 본 것을 이야기해주겠어?

 

 

스뇌가임: 전설에 나오는 환상영역은 신들이 계시는 '신의 영역'이었다고요!? 신

들은 실존했고, 대화도 나눈 데다 인간에게 싸움을 청했다고요!?

이럴 수가ーーーー!

스뇌가임: 게다가 들어보니 신의 영역의 양상은 그야말로

'칠천칠옥 전승'에 나오는 천계와 똑같아요!

기계장치 탑이 우뚝 솟은 뇌천과 작열하는 모래 도시가 있는 염천!

스뇌가임: 앗, 칠천과 칠옥은 오랜 옛날부터

열두 신 신앙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믿고 있는

천계와 지옥을 말해요.

스뇌가임: 에테르학적으로는 죽은 혼은 별바다로 돌아간다고 판명되었지만,

옛날 사람들은 사후 세계를 그렇게 해석했던 것이죠.

스뇌가임: 그런데 그게 다른 형태로 실존하고 있었단 말이죠……?

스뇌가임: 신화학자 입장에선 전승을 분석하며 연구해온 과제인데,

이미 답이 나왔다고 하는 것 같아서 석연치 않은 기분도 들지만……

스뇌가임: 그보다도 호기심이! 더 앞서는군요!

저도 꼭 그 조사에 참가하겠어요!

 

그라하 티아: 아, 그래…… 고마워, 스뇌가임 씨.

그럼 바로 모르도나의 신의 영역 '옴팔로스'로 안내할게.

거기서 '쿠루루'도 기다리고 있거든.

 

***

 

쿠루루: 다들, 어서 와!

무사히 스뇌가임 씨도 합류했구나, 다행이다.

 

스뇌가임: 네, 쿠루루도 잘 지냈나요?

위원회 일도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네요!

스뇌가임: 그나저나 이곳은 참 멋진 곳이군요!

칠천칠옥 전승에서 말하는, 가장 높은 천계인 '성천' 같아요!

스뇌가임: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속성의 천계를 상징하는 것도 있고……

와아ーー, 다른 신의 영역에도 가보고 싶네요!!

 

그라하 티아: 그럼, 스뇌가임 씨에게 설명도 할 겸

지금까지 판명된 사실과 주목해야 할 점을 추려볼게.

 

*

 

그라하 티아: ……그리고 랄거의 손길에서도 신들은 모습을 드러냈어.

빙의 대상에게 몸을 빌린 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,

신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는 본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절대 규칙이래.

그라하 티아: 하지만 재해 등으로 인해 환경 에테르가 흔들리면

신들이나 신의 영역을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했어.

그 목격담이 신앙의 형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냐면서.

그라하 티아: 즉, 신앙이 신들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

그 신들의 존재가 신앙의 기원이 된 거라고 볼 수 있는 거지.

 

데릭: 울다하에서 상업의 신에 대한 신앙을 확인해 봤는데,

현지에서 신봉하는 신의 이미지와 신의 영역에서 만난 신은

겉모습은 다소 다르지만, 특성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.

 

쿠루루: 난 여기서 옴팔로스를 둘러보고 왔는데,

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두 가지 있었어.

쿠루루: 하나는 문의 개수야…….

칠천칠옥 전승에 의하면 천계는 모두 7개가 있어.

여섯 속성의 천계와 스뇌가임 씨가 말한 성천.

쿠루루: 그리고 옴팔로스에 있는 문도 7개.

그 중에 저 앞에 있는 6개는 뇌천 및 염천과 마찬가지로

각 속성을 상징하는 신의 영역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데……

쿠루루: 가장 안쪽에 있는 일곱 번째 문을 모르겠어.

성천이 여기라면 저건 어디와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?

쿠루루: 다음으로 궁금한 건 바로 이 조형물이야.

아무래도 에테르로 뭔가 쓰여져 있는 것 같거든.

하지만 처음 보는 술식이라 바로 해독하긴 어려울 것 같아.

 

그라하 티아: 칠천칠옥 전승과 비슷한 신의 영역,

예전부터 존재하는 신들. 왜 모습을 드러내고 인간과 싸우기를 원하는 것인지,

목적을 확실히 알아내고 싶긴 한데……

그라하 티아: 신들이 또 나타나지 않는 한,

열쇠가 될 만한 건 조형물 해독뿐인가.

 

쿠루루: 맞아, 앞으로는 발데시온 위원회가 주도해서

이 옴팔로스 조사를 진행할 거야.

데릭 씨와 스뇌가임 씨의 힘도 빌릴 거고, 괜찮지?

쿠루루: 그런데 지금은 미지의 현상들이 연속으로 일어났잖아.

잠시 쉬어가지 않으면 나중에 힘들어질 거라 생각해!

쿠루루: 일단 망자의 종소리로 돌아가서 식사라도 하지 않을래?

본격적인 조사 준비는 그 다음에 하자!

 

*

 

쿠루루: 여기서 이렇게 이야기할 기회가 흔치 않아서 그런지

왠지 모르게 신기한 느낌이야.

 

그라하 티아: 그러고 보니 이 가게의 이름……

일곱째 낙원이었지.

 

스뇌가임: 맞아요!! 그게 바로 내가 아까 말한 '성천'이에요!!

스뇌가임: 칠천과 칠옥의 전승에서 말하는 여섯 속성의 천계와 지옥.

그리고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성천과 지하에 있는 영옥……!

스뇌가임: 성천은 이미 모르도나에 있었죠……!!

숙명이 느껴지네요……!

 

그라하 티아: 당신의 여러 가지 견해를 듣고 싶어.

이를 테면 그 칠천 전승 말인데……

 

쿠루루: 저 둘은 연구에 진심이라 금방 저렇게 열띤 토론을 하곤 해.

이런 분위기, 힘들진 않아?

 

데릭: 계속 혼자 여행을 해서 익숙하지는 않은데……

의외로 나쁘진 않은 것 같네.

 

그라하 티아: 그러고 보니 두 사람,

카른의 무너진 사원으로 상당히 빨리 오지 않았어?

무슨 일 있었던 거야?

 

쿠루루: 자~아, 그럼 이제 배도 부르니……

라하, 우리는 일단 발데시온 분관으로 돌아가자.

이 건을 정식으로 맡으려면 여러 절차가 필요해.

 

스뇌가임: 그럼 저는 옴팔로스로 돌아갈게요!

더 보고 싶은 곳이 아직 많거든요!

 

데릭: 난…… 데릭: 주점의 열기 때문에 좀 달아올라서 이 부근을 조금 돌아다녀볼게.

 

쿠루루: 그래, 조심하고.

 

***

 

데릭: 아, 그래, 너구나.

주점의 열기란 참 좋은 것 같아.

살아 있다는 느낌이 들거든.

데릭: 그 열기만큼이나

주점에서 혼자 나왔을 때 쐬게 되는 바깥 공기도 좋아해.

묘하게 상쾌한 느낌이야.

데릭: 난 이 근방에서 멀리 떠나지 않고,

발데시온 위원회 사람들과 학자님의 연락을 기다릴까 해.

새로운 조사가 시작될 것 같으면 네게도 알릴게.

데릭: 조사에 협력해줘서 고맙다.

……앞으로도 잘 부탁해.

 

데릭: 나는 이 근처에 머물면서

발데시온 위원회 사람들과 학자님의 연락을 기다릴까 해.

새로 조사를 시작할 때쯤, 너한테도 알릴게.